재택근무는 물리적 거리를 없앴지만, 동시에 업무와 사생활의 경계를 무너뜨렸다. 집이라는 공간에서 일과 휴식을 모두 해결해야 하다 보니, 일에 끌려다니거나, 오히려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처음 재택근무를 시작했을 때, 업무와 사적인 작업이 하나의 컴퓨터와 브라우저, 계정에서 혼재되어 있었고, 이로 인해 퇴근 후에도 이메일을 열고, 회의록을 편집하다 결국 시간 관리는 물론 심리적 피로도까지 누적되는 문제를 겪었다. 결국 그 원인은 ‘디지털 공간의 구분 실패’에 있었다. 이 글에서는 단순한 도구 소개가 아니라, 실제 재택근무자 관점에서 디지털 공간을 어떻게 나눠야 일과 삶 모두를 지킬 수 있는지에 대한 전략과 실천 팁을 공유한다.
디지털 계정과 플랫폼은 철저히 구분해야 한다
디지털 공간 분리를 위한 첫 단계는 계정 단위의 구분이다. 구글 계정을 업무용과 사생활용으로 분리하면 모든 것이 달라진다. 필자는 업무용 Google Workspace 계정으로 캘린더, 드라이브, Gmail, Meet을 사용하고, 개인 계정은 유튜브 감상, 가족 사진 저장, 개인 메일 수신 등에만 사용한다. 이렇게 계정 기반으로 앱 사용 범위가 달라지면, 업무 도중 사생활 콘텐츠가 노출되지 않으며, 반대로 쉬는 시간에도 업무 관련 알림에 방해받지 않게 된다. 브라우저도 크롬 프로필 기능을 활용하면 계정마다 완전히 다른 환경을 구성할 수 있다. 필자는 업무용 프로필에는 노션, 지라, 구글 드라이브, 슬랙을 고정 탭으로 설정하고, 개인용에는 커뮤니티, 유튜브, 뉴스 사이트만 추가했다.
또한 메신저 앱도 분리해야 한다. 업무용은 앱 설치 버전을, 개인용은 웹 버전으로 사용하는 식으로 다르게 관리하면, 알림이 섞이는 일이 줄어든다. 가장 중요한 건 이 설정을 한 번 해두면, 이후부터는 계정만 바꿔도 자동으로 업무 혹은 사생활 환경으로 전환된다는 점이다. 뇌가 이 변화를 인식하기 시작하면 집중력과 몰입도가 완전히 달라진다.
기기와 OS 공간을 목적에 맞게 나누는 전략
계정을 분리했다면, 이제는 사용하는 기기 자체를 나누는 방법이 있다. 물론 모든 사람이 노트북을 두 대씩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디지털 공간 안에서 목적에 따라 사용 환경을 분리하는 것은 가능하다. 필자의 경우, 하나의 노트북을 쓰지만 Windows의 가상 데스크톱 기능을 활용해 업무용과 사생활용 바탕화면을 완전히 구분해 사용한다. 업무용 바탕화면에는 프로젝트 폴더, 문서, 캘린더 위젯이 배치되어 있고, 개인용 데스크톱에는 사진, 개인 노트, 즐겨찾는 앱 바로가기가 보인다.
스마트폰도 마찬가지다.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에서는 ‘업무 프로필’을 따로 생성해 앱 접근을 제어할 수 있으며, iOS의 경우 집중 모드를 활용해 업무 시간에는 Slack, Google Chat, 캘린더만 활성화되도록 설정하고, 나머지 앱은 차단한다. 필자는 업무 시간 동안 개인 메시지 앱이나 SNS 알림을 완전히 차단하고, 퇴근 시간 이후에는 업무 앱 알림을 꺼둔다. 이런 구분이 가능해진 이유는 하드웨어의 성능보다 사용자의 디지털 설계 의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어떤 기기를 사용하느냐보다 어떤 ‘사용 규칙’을 적용하느냐다.
앱 사용 규칙과 알림 설정이 몰입을 결정한다
재택근무에서 가장 많은 방해 요소는 '의도하지 않은 알림'이다. 슬랙 알림이 울리고, 동시에 카카오톡에서 친구가 사진을 보내고, 이메일로 뉴스레터까지 오는 순간, 업무 흐름은 끊기게 된다. 필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업무 시간용 집중 모드 스케줄을 고정해두었다.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모든 사생활 앱 알림을 비활성화하고, 오직 업무와 관련된 알림만 수신되도록 설정했다.
또한, Gmail은 업무용과 개인용 계정으로 나누어 앱을 각각 설치하거나, iOS에서는 알림을 계정별로 제어할 수 있도록 해 두었다. 슬랙의 경우는 상태 메시지를 자동으로 전환해 ‘오전 근무 중’, ‘점심시간’, ‘오후 업무 종료’로 나타내도록 설정했고, 업무 종료 시간 이후에는 슬랙 앱 자체를 종료하도록 자동화 루틴을 설정했다.
이외에도 알림 외에 디지털 사용 루틴 자체를 시간별로 자동화하는 도구도 있다. 예를 들어 Mac에서는 “HazeOver”와 같은 앱을 사용해 하나의 창만 집중 조명되도록 하고, Windows에서는 “Focus Assist”를 통해 업무 중엔 집중 모드로 전환시킬 수 있다. 이처럼 디지털 공간의 흐름을 일정한 규칙에 따라 자동화하면, 사용자의 의지에만 의존하지 않고도 집중력을 지킬 수 있다.
디지털 퇴근 루틴을 만들면 회복이 시작된다
우리는 물리적 퇴근은 익숙하지만, 디지털 퇴근은 잘 하지 않는다. 노트북 화면을 닫고도 마음속에 남은 업무는 그대로 떠다닌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은 ‘디지털 퇴근 루틴’을 만드는 것이다. 필자는 매일 업무 종료 10분 전에 다음날 할 일을 Notion에 기록하고, 그 후에는 업무 브라우저를 닫고 개인 브라우저를 열어 영화 예고편이나 유튜브 음악을 트는 것으로 하루를 정리한다. 브라우저 자동 전환, 슬랙 상태 변경, 이메일 푸시 차단 등은 모두 자동화되어 있어 클릭 몇 번 없이 ‘종료 모드’로 들어간다.
이 습관이 자리 잡히자, 뇌는 브라우저 전환만으로도 퇴근 신호를 받아들였고, 업무에서 벗어나는 속도도 빨라졌다. 또한 업무 공간에서 벗어난 후에는 일부러 업무 계정에는 접속하지 않는다. 앱 차단 도구(예: Freedom, Cold Turkey)를 설정해 업무 앱에 일정 시간 동안 접근이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중요한 건 의지를 테스트하지 않는 것이다. 디지털 공간이 알아서 퇴근을 유도하면, 사용자는 그 흐름을 따르기만 하면 된다. 결국, 디지털 공간의 설계는 집중력도 만들고, 휴식의 질도 결정한다.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환경 설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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